김양호 총괄본부장
국민의힘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은 30일 국회에서 "어제 두 시간 넘게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담은 21대 국회에 내내 평행선만 달리던 여야가 협치로 나아갈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통령께서는 15분에 걸친 이재명 대표의 모두발언을 비롯해 여러 현안에 대한 야당의 입장을 경청하고, 정부의 입장을 성의 있게 설명했다. 비록 이견이 일소에 해소되진 않았지만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가 직접 서로의 생각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회담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의료개혁에 대한 같은 뜻을 확인한 만큼 세부적인 방법론에서만 의견이 조율된다면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데 큰 힘이 실리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제 회담을 마치고 민주당에서는 ‘민생회복을 위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 변화의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평가를 내놓은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대해 대통령께서 동의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약한 정책인 만큼 거듭해서 주장하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것은 이해를 한다.
그러나 개개인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재원을 투입하는 비효율성, 민생 어려움의 원인인 고물가 고금리를 심화시키는 부작용, 급증한 국가채무의 13조원의 채무를 더 얹어야 하는 재정 상황 등 정책전문가들과 국민들의 우려가 큰 사안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도 없이 단순히 정치적인 이유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로서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슴을 쫓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 모처럼 성사된 귀중하고 의미 있는 자리를 어느 한쪽의 정치적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폄훼하고 평가절하해서야 더 나은 다음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협치는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존중에서 시작된다. 정부와 여당이 충분한 숙고 끝에 야당의 주장에 답변한 만큼 야당에서도 부정적인 반응만 보일 것이 아니라 그 이유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어제 영수회담은 협치라는 어려운 여정에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그 걸음이 그리 멀리 나아가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걸음이 이어진다면 어제의 첫걸음도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여야 정관 소통이 활발해져 여러 정책 이견이 민생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현명하고 지혜롭게 조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재명 대표께서 의대 증원의 불가피성에 대해 정부와 인식을 같이한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이제 공식적으로 의료개혁은 여야의 공통과제가 되었다. 의료갈등은 현재 국민의 인내할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한 상태이다. 지난주에 서울대 병원의 담당 교수들이 사직 의사를 밝혀 국내 유일의 소아전문투석실이 문을 닫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국의 소아투석환자의 50~60%를 서울대병원이 진료해 왔는데 의사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아픈 아이들이 안정적인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번 주에도 서울 주요 대형병원 교수들이 주 1회 휴진을 강행하고 아직 개강을 못 한 몇몇 의대가 또다시 개강을 연기한다는 등의 부담스러운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회담을 통해 의료개혁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확인한 만큼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여야정이 의료계와 함께 논의함으로써 의사들의 의료현장 이탈로 인한 국민의 피해와 불편을 끝내야 한다.
회담에 대해 ‘정치적 거래’라며 거부반응을 보인 의사단체들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의대 증원은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한 정책이며, 이제 행정부만이 아니라 입법부도 뜻을 같이하는 정책이 되었다. 의사들은 지금까지 정부만 굴복시키면 정책을 철회시킬 수 있으리라 믿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제 회담을 통해 의대 증원은 국회도 동참한 국가적 과제임이 확인되었으니 지금까지의 믿음을 재검토해 주시기 바란다. 의사단체들은 어제 회담의 의미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와주시기 부탁드린다.
어제 저는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공식 지명했고, 이에 대해 당선자총회에서 추인을 받았다. 국민들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황우여 신임 비대위원장은 5선 의원 출신으로서 2012년 5월부터 2년간 새누리당 대표를 역임하셨고,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에도 준비위원장을 맡으신 적이 있다. 덕망과 인품을 갖추신 분이고 또 그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의 조정과 중재에도 능하신 분이어서 이번 비대위원장직에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잘 관리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빛나지 않고 어려움만 가득한 자리를 선뜻 맡아주신 황우여 비대위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황 위원장님의 취임과 함께 우리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사퇴 후 18일 만에 지도부를 재구성하고, 다시 시작할 채비를 갖추게 되었다. 지난 22일 우리 국민의힘은 총선백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22대 총성의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당 체질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총선백서위원단 구성부터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22대 총선 출마자, 정치학자, 여론조사 빅데이터 전문가, 지방의회 의원 등으로 구성했고 또 총선 출마자로는 우리 당이 참패한 수도권, 호남권, 충청권 지역구 출마자를 주로 모셨다.
21대 총선 후에도 백서가 나온 적이 있지만 별로 실효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치열한 반성과 철저한 해법을 담은 총선백서를 쓸 것을 약속드린다. 총선백서 작성에 직접 참여하는 분들은 물론, 국회의원을 비롯해 모든 당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이 민주적으로 반영되기를 바란다. 국민들께서도 우리 국민의힘의 변화 노력을 지켜봐 주시고 나태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사정없이 회초리를 들어주시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